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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

돈의 역사 : 대공항과 화폐 위기 – 금본위제의 몰락

by 지식 라이프 스타일 2025. 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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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역사 : 대공항과 화폐 위기 – 금본위제의 몰락

1929년 시작된 대공황(Great Depression)은 20세기 경제사에서 가장 극적인 전환점 중 하나였다. 미국 발 금융 충격은 전 세계로 확산되며 금본위제붕괴화폐위기를 촉발했고, 각국은 통화정책과 중앙은행 역할을 재정립해야 했다. 이번에는 1929년 월스트리트 대폭락부터 대공황기 통화수축과 디플레이션의 악순환, 영국의 금본위제 이탈, 미국의 금 보유 금지령과 뉴딜정책, 그리고 관리통화제도로의 전환 과정을 살펴본다.

1. 1929년 검은 목요일과 대공황의 발발

1929년 10월 24일 ‘검은 목요일’(Black Thursday)에 뉴욕 증권거래소에서는 대규모 매도가 발생하며 주가가 급락했다. 이후 10월 29일 ‘검은 화요일’(Black Tuesday)까지 이어진 폭락은 당일 거래량이 급증하고 가격이 연일 하락하는 사태로 비화했다.
이 폭락은 미국 금융 시스템의 취약성을 드러내며 곧바로 실물 경제로 전이되었다. 기업 도산과 은행의 연쇄 파산이 이어졌고, 순식간에 수많은 미국인이 일자리를 잃으며 대량 실업으로 치달았다. 1932년에는 실업자가 약 1,300만 명에 달해 전체 노동력의 25%가 무직 상태에 빠졌다.

2. 디플레이션과 통화수축의 악순환

대공황 초기에는 소비와 투자가 급감하면서 물가가 지속 하락하는 디플레이션이 심화되었다. 물가 하락은 생산자·소비자 기대를 더욱 위축시켰고, 채무 부담을 실질적으로 높여 차환(借換)과 대출 회수를 어렵게 만들었다.
은행은 부실채권을 우려해 통화 공급을 축소했고, 통화량 감소는 다시 디플레이션을 심화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금본위제의 제약이 드러났는데, 금 보유고 한도 내에서만 통화 발행이 가능해 중앙은행의 통화 팽창 여력이 극도로 제한되었다.

3. 영국의 금본위제 이탈과 스털링 위기

영국은 전후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1925년 금본위제 복귀를 추진했으나, 지나치게 높은 파운드화 가치는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켰다. 1931년 중앙유럽 은행 위기로 금 보유고가 급감하자 영국은 스털링화에 대한 투기적 매도 압력에 직면했다.
결국 1931년 9월 21일 영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금본위제를 포기하고 파운드화를 약 25% 평가절하했다. 금본위제 이탈로 통화 팽창과 금리 인하가 가능해지면서 수출 회복과 경기 부양의 기틀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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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루스벨트 금 보유 금지령과 금 가격 재고정

미국에서는 1933년 3월 취임한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이 대통령령 6102호를 통해 민간의 금 보유를 금지했다. 4월 5일까지 금괴·금화·금증서 소유자는 이를 연방준비은행에 매각해야 했으며, 불응 시 최대 1만 달러 벌금 또는 10년 이하 징역형이 부과되었다.
이 조치는 사실상 금본위제를 포기하는 단계였다. 이어 1934년 1월 금 가격을 온스당 20.67달러에서 35달러로 인위적으로 인상해 달러 가치를 하락시킴으로써 디플레이션 압력을 완화하고 통화 공급을 확대했다.

5. 케인즈 이론과 뉴딜 정책

케인즈(John Maynard Keynes)는 유효수요 이론을 통해 불황 시 정부 지출과 통화정책의 적극적 개입을 정당화했다. 강한 국가 개입을 통해 수요를 회복시키고 실업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루스벨트의 뉴딜정책(New Deal)은 이 이론을 바탕으로 사회간접자본 투자, 공공사업 확대, 금융권 규제 강화 등을 단행했다. 은행 영업정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설립, 대규모 토목사업 등을 통해 민간의 소비와 투자를 유도하고, 통화·재정정책을 결합해 경기 회복을 도모했다.

결론

1929년 대공황은 금본위제의 제약과 전통적 시장 메커니즘의 한계를 극명히 드러냈다. 디플레이션과 통화수축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영국은 금본위제를 포기했고, 미국은 금 보유 금지령과 뉴딜정책으로 통화·재정정책을 결합한 관리통화제도로 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중앙은행은 통화 안정만이 아닌 경기 조절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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